연등,
송찬영

심장이 탄다.
하얀 불꽃에 브라만이 눈뜨고
세상은 밝아졌다.
마야의 미혹에 가렸던 불심이
환히 피어난다.
눈마다 불길이 옮겨 간다.

어둠에 싸인 아름다운 나라
화려한 아비지옥 대로변에
연등을 걸고 채를 든 달마
여섯 번째 봄을 밝힌다.

진분홍 꽃이 만발한 불야성
황금 신기루가 선 맨하탄에
갈증 난 발길이 쏠리면서
정토는 가시나무 자라
혼백은 아련한 등빛에
매화가 붉던 본향은 본다.

범종 소리가 흐르고 법고가 울리면
아수라에 갇힌 무명들이 깨어 나와
연등 행렬은 아스팔트위에
여울진다.